집단대출 '높아진 문턱'…분양단지 80%가 중도금 못 빌렸다

입력 2016-10-20 18:48  

'8·25 대책' 이후 분양한 42곳 살펴보니…

청약 성적 좋아도 '지역의 굴레'
예전엔 분양전에 대출해줬는데
지금은 계약률 90% 넘어도 지방 단지란 이유로 '퇴짜' 일쑤

높은 금리 '겨자 먹기'
시공사 신용·계약률 상관없이 덮어놓고 대출 꺼리는 분위기
연 4% 넘는 '제2금융권행'



[ 조성근 기자 ] ‘8·25 가계 부채 대책’ 발표 이후 신규분양을 한 아파트 단지 가운데 80%가 아직 중도금 집단대출 금융회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협회는 회원사들이 지난 8월25일부터 이달 17일 사이 분양한 아파트 42개 단지를 대상으로 중도금 집단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도금 대출 협약을 완료한 단지가 8개(19%)에 불과했다고 20일 발표했다.

8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서울 부산 세종시 등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에 자리잡은 아파트였다. 금융회사들이 인기 주거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집단대출에 나선 결과다.


협약을 완료한 단지 중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중은행과 계약?단지는 3개에 그쳤다. 협약 완료 단지의 금리는 시중은행이 연 3.2~3.6%, 지방은행·제2금융권이 연 3.4~3.8%였다. 최근 일부 제2금융권에선 4%대 초반 금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내년 집단대출 금리가 연 3% 중반~4% 중반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회사들이 집단대출 규제를 핑계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나머지 단지는 대부분 대출 협의 시기를 내년 초로 연기했다. 협회 관계자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해를 넘기고 있지만 내년에도 규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제1금융권이 시공사의 신용도나 계약률과 상관없이 지방 사업장 또는 공급증가 지역이란 이유만으로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A단지는 계약률이 100%임에도 강원도 사업장이란 이유로 대출을 거부당해 현재 지방은행 등과 협의 중이다.

공공택지지구에 자리잡은 B단지는 계약률이 90%를 넘었는데도 1금융권 대출을 받지 못했다. 1금융권에서는 대출금액이 1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대출을 공동으로 진행할 다른 금융회사를 구해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금 대출처가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바뀌면서 계약자의 금융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6월 조사에선 금리 부담이 연 0.7%포인트~1.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대출 은행 선정 시기와 협약 체결 시기도 ‘분양 이전’에서 ‘분양 이후’로 바뀌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청약 결과를 보고 나서 집단대출 가부를 결정하는 까닭이다. 청약 성적표가 나빠 대출처를 구하지 못하면 건설사가 중도금 납부를 유예하거나 계약자가 본인 신용으로 자금?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내년에는 시공사가 중도금 대출 알선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계약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 위주로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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